[[일식]] 검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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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슈가렐은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띈다. 검붉은 빛이 하늘에서 내려앉았고 태양을 불길하게 가린 검은 구체가 하늘에 하루종일 떠있는 이 현상을 쿠킹비들은 일식이라고 부른다. 나스타샤 옆에 있던 포이는 겁에 질린 모습으로 평소보다 나스타샤 옆에 더 들러붙었다.
 
"나스타샤아... 우리 안전한 거 맞아?"
"그냥 세상이 붉어진 것 뿐이야. 평소랑 다름 없어."
"내말은 그게 아니라아..."
 
포이는 나스타샤 손에 쥐어진 검은 책과 덩어리를 가르켰다.
 

 
좀 전에 나스타샤는 글라세 수역을 거닐다 처음 보는 여우... 아니, 여우를 닮은 쿠킹비를 발견하고 그가 풍기는 기이한 기운에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짙고 어두운 구석으로 걸어 들어가는 행동에 묘한 호기심을 느껴 따라갔다. 따라 들어간 곳에선 아무리 구석진 곳이라지만 글라세 수역에서 단 한 번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 가게를 발견했고 그 안에서 신이라니 공물이라니 하는 이상한 이야기를 듣다가 나가는 길에 손에 검은 책이 쥐어졌다.
 
거짓말을 해서 6개의 공물을 모아와라.
 
검은 여우를 닮은 쿠킹비가 말해준 책의 사용법이다. 나스타샤가 책을 펼쳐보았을 때 좀 전에 여우를 닮은 쿠킹비가 보여주었던 것처럼 아무런 글이 적혀있지 않은 공백의 페이지가 나타났다. 안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열었다가 닫아도, 흔들어도, 책 표지를 뜯어보려해도 그저 평범하고 약간은 기이한 기운은 풍기는 책일 뿐이었다. 도대체 여기서 검은 공물이 어떻게 나온 거지? 거짓말 하는 것 이상의 대가를 치루는 거래가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과 의심을하고 있을 때 쯔음 글라세 수역 벤치에 앉아 책을 빤히 보고있는 나스타샤를 발견한 포이가 멀리서부터 빠르게 달려왔다.
 
"나스타샤, 나스타샤!! 세상에 붉어졌어!"
"응, 나도 알아."
"조금 무서울뻔 했는데 너를 찾아서 다행이야! 근데 손에 들고 있는 그거는 뭐야? 책?"
 
나도 볼래- 하며 손을 뻗는 포이에게 나스타샤는 책을 건네주었다.
 
"응? 아무것도 안 적혀 있네. 책을 읽고있던게 아니었구나. 빤히 보고있길래 읽고있는줄 알았어."
 
나스타샤는 바로 대답을 하려다가 잠깐 생각을 하더니 원래 하려던 말과 다른 말을 내뱉었다.
 
"아니, 읽고 있던 거 맞아. 거기 잘 봐. 글이 적혀있잖아."
"아니야, 나스타샤, 여기에는 글이..."
 
그 순간 포이가 잘 보라며 손가락으로 가리킨 흰 공백의 페이지가 순식간에 검붉은 빛으로 물들고 '글이 적혀있잖아.'라는 문장이 붉게 떠올랐다.
 
"어?!"
 
깜짝 놀란 포이는 책을 떨궜고 나스타샤는 떨어진 책을 주워들어 검붉게 변한 페이지를 손으로 잡아 뜯어냈다. 찢어진 종이는 허공에서 불타 사라지며 그 자리에서 검은색 공물이 책 위로 툭, 하고 떨어졌다. 당황하는 목소리로 이게 뭐냐고 물어오는 포이는 신경도 쓰지 않고 나스타샤는 자신에게 무언가 해로운 변화가 생긴건 없는지, 책은 멀쩡한지 잠시 살펴보다가 검은 공물이 생긴 것 이외엔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웃음을 지었다. 
 
"나스타샤아... 우리 안전한 거 맞아?"
"그냥 세상이 붉어진 것 뿐이야. 평소랑 다름 없어."
"내말은 그게 아니라아..."
 
포이는 나스타샤 손에 쥐어진 검은 책과 덩어리를 가르켰다.
나스타샤는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HyunH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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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출자 HyunHol / 프롬프트 [일식] 여우의 거짓말
제출일: 1개월 전최종 수정일: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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