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한 기본 훈련
말랑말랑한 식감이 매력적인 클리오네 젤리와 주스 과즙이 듬뿍 들어간 코끼리 젤리. 둥글고 폭신한 토끼 젤리와 짧고 오동통한 츠지노코 젤리. 자신이 먹고 싶은 젤리를 모두 삼킨 한 쿠킹비는 짧고, 탱글하고, 촉촉한 존재로 변하게 되었다. 몸속에 부드러운 벚꽃을 품은 젤리 케이크 쿠킹비, 포롱이 된 것이다!
포롱의 대모험은 순조롭게 현재 진행 중. 슈가렐의 곳곳을 탐험하기 위해 강한 힘이 필요해진 포롱. 슈가렐의 모든 쿠킹비는 한 명도 빠짐없이 전투 교육을 거쳐 실력을 쌓는다고 한다. 새내기 쿠킹비는 우선 훈련소를 방문해 훈련 종류와 신청이 가능한 날짜, 시간을 선택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약속일을 기다렸다. 차분하고 말랑한 포롱도 어쨌튼 쿠킹비, 몸속을 타고 흐르는 주스에서 타고난 호승심과 기대감이 톡톡 터지며 탄산 음료처럼 꿈틀거린다. 과연 첫 전투 훈련인 기본 훈련은 어떨까??
"나는 한 번 한 말은 두 번 하지 않는다. 알겠나? 잘 들어라. 훈련에 앞서 준비 운동을 실시하겠다. 쿠킹비는 빠른 회복력과 불사의 몸을 가졌지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특히 실력도 뭣도 없는데 어설프게 설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이 블러디에게 지도받는 녀석은 확실하게 기초부터 갈고닦는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화끈한 비주얼만큼이나 강렬한, 하지만 숙련된 블러디의 기초 지도! 포롱은 우선 블러디와 함께 준비 운동으로 체조를 실시하며 말랑말랑한 몸을 구석구석 이완시키고, 훈련장을 10바퀴 돌며 달콤한 주스가 온 몸에 구석구석 충분히 돌도록 움직였다. '힘차게 달려라! 속도를 떨어트리지 않는다!' 블러디의 커다란 구령에 맞춰 뛰며 가볍게 통통 뛰는 분홍빛 발걸음은 나름의 각이 생기고, 온화한 표정에는 결연함이 깃들었다. 마침내 임시 무기인 목검을 쥐고 나무 인형 앞에 섰을 때, 포롱은 어떤 쿠킹비보다 단단한 결의를 지니고 있었다!
"쿠킹비의 무기는 드물게 챔피언이 되어 마법 능력이 발현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물리력을 지닌다. 아직 너만의 무기가 없으니 그 나무 목검으로 도구를 사용해 공격하는 감각을 익히겠다. 알겠나?"
"네, 사부님!"
사부님? 제멋대로 호칭이 붙었지만 수없이 많은 쿠킹비를 한 명 한 명 손수 지도해 온 블러다에게는 익숙한 일이었다. 선생님, 스승님, 사부님, 블러디, 너(?) 등등... 게다가 포롱처럼 가르치는 대로 곧잘 따라오는 쿠킹비는 제법 기꺼운 편에 속한다. 과연 첫 목검 훈련도 성공적 일지? 가장 기본적으로 검을 쥐는 법은 양손을 겹치지 말고 손잡이 가장 위쪽, 아래쪽 부분을 각각 잡아준다. 다리를 앞뒤로 벌려 도약을 준비하고, 검은 몸에 바짝 붙여서 칼끝이 목표를 향하게 한다. 여기까지는 좋다. '정중앙을 찔러봐라!'는 지도에 향하는 매서운 칼끝! 어엇-?
"푸욱-!"
아아, 목검의 끝은 정확하게 나무 인형의 정중앙을 꿰뚫어냈지만, 한껏 높게 뛰어올라 검을 박아 넣은 포롱도 같이 데롱데롱 매달리고 말았다. 그렇다. 이쯤에서 다시 상기해 보자면 포롱은 작은 몸을 지닌 쿠킹비. 블러디와 나무 인형보다 절반은 작은 쪼꼬미였다..! 그렇다고 해도 매달릴 정도인가? 싶지만 어떡하겠는가. 팔도 다리도 짧아서 지면에 발이 떠버리는 것을. '그럼 그렇지' 하며 헛웃음을 지은 블러디가 포롱을 도와 그를 안아든 채로 검을 쑤욱 뽑아냈다. 고개가 밑으로 툭 떨궈진 포롱을 바닥에 내려놓고 블러디는 입을 열었다.
"흥, 못 봐줄만한 솜씨라는 자각은 있나 보군. 뭐, 첫날에 나무 인형을 상대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녀석은 상당히 드물다. 이 블러디처럼 말이지. 너는 평균보다 작은 키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그렇다고 봐주면서 가르칠 수는 없다. 실제 전투 상황에서 대치하는 몬스터나, 대련을 진행하는 쿠킹비를 작게 줄일 순 없는 법이니까.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전투법을 알려주겠다. 알겠나?"
"...! 네, 사부님!"
다시금 결의를 다지는 대답과 함께 기본 훈련은 계속된다. 힘내라, 포롱. 할 수 있다, 포롱!

